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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악문 대구... 코로나 확진 전국 최소수준
부서명
대구시
작성자
대구시
등록일
2020.12.15
글내용

이 악문 대구... 코로나 확진 전국 최소수준(바로가기)


[아무튼, 주말] 코로나 청정도시 대구에 가보니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대구동산병원 본관. 지난 2월 신천지교회 교인들의 코로나19 확진 사태 때 환자가 밀려든 병원이다. 당시 이 병원은 통째로 격리돼 코로나 환자만 수용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전국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자 몰려들었고, 본관 앞에는 6평짜리 컨테이너 5개가 설치돼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고 벗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로 인식되기도 했다.

아홉 달이 흐른 지난 7일, 대구동산병원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통째로 격리됐던 병동은 소독과 균 배양 검사를 한 뒤 청정구역의 일반 병동으로 변신했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일반 환자들이 스파를 이용한 피부 관리나 족욕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명순(53) 외래간호팀장은 “2~3월에는 병상이 있더라도 의료진이 없어 수용하기가 어려웠지만, 이제 다른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를 데려와 치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가 변했다. 지난 2월부터 3월 사이 확진자 6700여 명이 쏟아진 곳이 지금은 그 어느 도시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병 도시’ ‘봉쇄 대상’이라는 조롱은 사라졌고, 다른 지역 코로나 환자를 받아 치료해줄 만큼 상황이 역전됐다. 왜 그럴까. 대구에 다녀왔다.

봉쇄 얘기 들었던 곳이 “서울 사람 오지 마세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11월 전국 7대 특별·광역시의 인구 1만명 대비 새 코로나 확진자 수를 보면, 대구가 0.24명(242만여 명 가운데 58명)으로 가장 적다. 서울(2.88명)과 부산(0.64명), 인천(1.24)뿐만 아니라 광주(1.25명), 울산(0.30명)이나 대전(0.34명)보다도 적은 수치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7대 도시 월별 코로나 신규 확진자 통계도 매한가지다. 대구가 107→85→42→58명으로 매월 감소·정체되는 동안 서울은 2267→1424→719→2794, 부산은 130→120→171→217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 7월 4일부터 8월 14일까지 43일 동안은 대구에서 코로나 지역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8월 서울 광화문 집회 이후 확진자가 다시 발생했고, 이달 들어서는 대구 영신교회에서 30명이 집단 감염된 바 있지만, 아직은 감당할 수준이라는 게 대구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대구는 아직 다른 도시 환자를 수용할 여유가 있다. 지난 7일 기준 대구동산병원에는 코로나 환자 72명이 입원 중이었다. 이 가운데 13명만 대구 환자이고, 나머지 59명은 부산에서 확진된 환자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은 145개인데, 대구의 현재 추이를 보면 다른 도시보다 환자를 수용할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최다 399명까지 코로나 환자가 실려왔던 것에 비하면 매우 뚜렷한 반전이다.

”온갖 비난 감수… 강력한 방역 펼친 결과”

대구의 변신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 현장에서 만난 대구 시민은 “올해 초 대구에 쏟아진 비난이 대반전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고,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는 것이다. 대구는 코로나 감염이 서서히 잦아들자 지난 5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모든 시민에게 교통수단과 공공 시설 이용 시 마스크 쓰기를 의무화했다. 또 9월에는 카페나 식당 등의 업주가 손님에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지 않으면 처벌토록 하는 행정명령도 발표했다. 김재동 대구시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를 대하는 시민들의 경각심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며 “3월 대유행 이후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말했다.

대구의 대형 병원 가운데 하나인 곽병원 곽동협 원장은 “올해 초 확진자가 폭증했을 때는 ‘우리가 잘못해서 많이 걸리고 있으니까 비난을 당연히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다”며 “거의 모든 지역에서 죄인 취급을 받고, 왕따를 당할 정도였지만 반발하지 않고 꾹 참고 방역 수칙을 실천한 게 반전 계기”라고 진단했다. 이명순 동산병원 외래간호팀장도 “미열만 있어도 얼른 병원으로 와서 검사받는 사람이 다른 도시보다 많을 것”이라며 “한 차례 큰 충격을 받은 뒤 어느 지역 주민들보다 병의 무서움을 잘 알게 돼 더 잘 대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신천지교회도 “우리 잘못으로 죄송”

올해 초 대구 지역 코로나의 진원지라고 한 신천지대구교회는 열 달째 문을 닫은 상황이다. 지난 7일 찾은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 정문에는 ‘시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는 대형 플래카드만 걸려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신천지대구교회 김모 홍보부장은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 데 대해 대구 시민에게 죄송한 마음이고, 코로나19가 없어질 때까지는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대구 전체가 혐오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면서 충격을 받았기에 더 악착같이 방역 수칙을 지킨다”고 말했다.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던 대구 인근 경북 청도도 비슷한 상황이다. 병원 내 감염으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던 청도 대남병원을 찾아갔지만, 취재와 출입 요청을 거부당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따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미란 청도군 보건소장은 “당시에는 환자 도시락을 납품하는 업체를 구하지 못할 정도로 비난과 혐오가 컸는데, 그때부터 모든 군민이 합심해 전국에서 방역 수칙을 가장 잘 지키는 지역이 됐다”고 했다.

일부 대구 시민은 이제 거꾸로 수도권이나 부산의 방역이 다소 느슨해 보인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사업을 하는 박형규(42)씨는 “지난 2~3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에서는 차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확진자가 거의 600명에 이른 서울 압구정 번화가를 가보면 큰 변화 없이 시민이 정상 생활을 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시장(市長) 자리가 비어 있는 서울·부산과는 달리 시장이 비교적 중심을 잘 잡아 방역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해석도 있다. 부산시 한 공무원은 “시민이 뽑은 시장이 아니라 부시장이 권한대행이 돼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하고 집행을 하면 아무래도 시민이나 공무원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대구와 부산의 차이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lions3639@chosun.com]